파킨슨병은 노인에게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약 20%는 50세 이하의 젊은 사람이어서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다. 파킨슨병은 1817년 영국인 의사 ‘제임스 파킨슨’이 자신이 진찰한 환자를 에세이로 보고하면서 알려졌으며,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 등 유명인이 파킨슨병에 걸리면서 더욱 관심이 높아졌다.
파킨슨병은 뇌의 중뇌에 존재하는 도파민성 신경세포가 사멸하여 임상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3대 증상은 몸의 움직임이 비정상적으로 느려지는 서동, 손이나 발이 떨리는 진전, 근육과 관절운동이 뻣뻣해지는 경직 등이다. 증상이 미약할 때는 관절염이나 오십견으로 오진되기도 한다. 서울아산병원 파킨슨병센터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증상 발생 후 평균 18개월 후에야 파킨슨병으로 진단됐다. 그만큼 환자들의 고통과 의료비용이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파킨슨병은 대표적 3대 증상 외에도 너무나 다양한 운동 증상을 보일 수 있다. 걸을 때 한 쪽 다리를 끌면서 걷는 증상(의심 증상 참조) 등으로, 모든 환자에서 이런 증상들이 동반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환자에서 다양한 조합으로 나타난다.
진단과 치료가 더욱 복잡한 것은 운동 증상뿐 아니라 다양한 비운동성 증상들이 있기 때문이다. 육체적 피곤 외에도 전체 환자의 약 40%는 우울, 불안, 인지기능 장애 등을 나타낸다. 또 약 10~20%의 환자들은 정신병적 증상인 환각이나 망상을 보일 수 있고,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렘수면장애와 유쾌하지 않은 꿈을 생생하게 꾸는 경우가 흔하다. 그리고 낮보다 밤 시간의 빈뇨로 힘든 환자가 많다.
파킨슨병 환자는 뇌의 도파민성 신경세포뿐 아니라 내장기관을 움직이는 신경세포의 소실도 초기부터 발생하기 때문에 대부분 변비를 호소하며 냄새를 잘못맡는다 비운동성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파킨슨병의 비운동성 증상들에 대한 치료는 운동 증상들에 대한 치료와 다르며 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발병 원인
왜 파킨슨병이 발병하는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10여 년 동안 활발한 역학 연구와 유전자 연구를 통해 병태생리에 대한 지식이 쌓여가고 있다. 환경적 인자의 하나인, 제초제나 살충제와 같은 농약 성분이 파킨슨병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같은 환경이라도 파킨슨병에 걸리지 않는 경우가 더 많기에 이 학설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
반면, 유전적 요인에 대한 연구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많은 발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전체 환자의 약 10% 이내인 가족형 파킨슨병 환자의 발생은 설명할 수 있지만 90% 이상인 나머지 환자의 발병 원인은 설명할 수 없다.
파킨슨병의 진단
파킨슨병의 확진은 뇌의 조직검사에서 도파민성 신경세포의 소실과 루이체가 존재할 때 가능하기 때문에, 진료실에서는 신경학적 검사를 통해 임상적 증상을 기준으로 진단하며 다양한 뇌영상학적 검사를 통해 다른 질환과 감별 진단된다. 특히, 파킨슨병과 비슷한 퇴행성뇌질환들과의 감별 진단이 환자의 치료와 예후를 평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는 레보설피라이드 같은 장운동 개선제에 의한 약물 유발성 파킨슨증후군 환자가 많아지는 추세여서 의사와 환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약물치료 효과 뛰어나나 후기 합병증 나타나
파킨슨병을 예방하거나 진행을 더디게 할 수 있는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파킨슨병이 진단되면, 뇌에서 부족한 도파민을 대신할 수 있는 다양한 약물로 치료하거나 수술을 하고 있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퇴행성뇌질환 중에서 약물치료에 의해 증상이 눈에 띄게 호전되는 질환은 파킨슨병 외에는 없다. 실제로, 약물을 적절하게 복용하면 일어나지 못하는 환자가 걸을 수 있게 되고, 잘 걷지 못하는 환자가 뛸 수 있게 된다.
레보도파는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치료약물이다. 1960년대에 개발되었는데 지금까지도 가장 약효가 뛰어나다. 증상이 빠른 시일 내에 호전되고 우수한 약효가 지속되기에 파킨슨병 치료의 기둥적인 약물이다. 대부분 이 약물 치료를 받기 시작해 2~3년 동안은 부작용 없이 증상 개선 효과가 너무 뛰어나기 때문에 ‘허니문 시기’라고 한다.
그러나 이 허니문 시기가 지나면 후기 합병증이 나타난다. 레보도파를 복용하면 약기운이 올라와 몸의 상태가 매우 좋아지고, 다음 레보도파를 복용할 시간이 가까워지면 약기운이 떨어져 증상이 심해지는 운동동요가 대표적이다. 더불어 약기운이 너무 과하거나 오르거나 빠지는 과정에 몸의 일부나 전체가 의지와 상관없이 과도하게 춤을 추듯이 움직이는 이상운동증이 자주 나타난다. 이 후기 합병증은 레보도파를 복용한 지 5년 경과 후 50% 이상의 환자에게서 나타난다. 단점을 보완하는 도파민 효현제가 개발되어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으나 치료 효과는 레보도파에 비해 떨어지고 또 다른 부작용이 보다 많이 발생할 수 있어 한계가 있다. 아만타딘, 항콜린성 약물, 마오비 효소 억제제, 콤트 효소 억제제 등도 사용되고 있으나 역시 한계가 있다.
뇌심부자극 수술’로 약물 한계 극복 가능
또 하나의 치료법이 수술적 치료이다. 2005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보험을 적용 받고 있는 뇌심부자극 수술은 약물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게 해준다. 수술하면 파킨슨병 증상이 즉각 호전되며 치료약물의 용량을 줄일 수 있다. 이상운동증과 운동 동요와 같은 후기 운동합병증의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뇌수술과 같이 수술 자체로 인한 합병증이 1~5% 정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꼭 필요한 환자의 경우,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에게 수술을 받는 것이 좋고 운동이 필수적이다
파킨슨병 정복을 위한 미래 의학
파킨슨병의 확진은 뇌조직 검사로 이루어지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진료실에서 임상증상에 의해 진단을 받아야 한다. 파킨슨병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느껴지거나 지적을 받는다면, 파킨슨병을 전문으로 하는 신경과 의사의 진료를 빨리 받는 것이 현명하다. 적절한 약물치료, 수술로 직장생활이나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을 정도로 호전된다.
파킨슨병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들
침대나 의자에서 일어날 때 힘들다.
글씨의 크기가 전에 비해 작아졌다.
주위 사람들이 목소리가 작아지거나 약해졌다고 말한다.
걷거나 서 있을 때 비틀거리거나 넘어지려는 경향이 있다.
걸을 때 발이 땅에서 잘 안 떨어지고 부자연스러운 것을 느낀다.
주위 사람들이 얼굴의 표정이 전에 비해 굳어있다고 말한다.
손이나 발이 떠는 증상이 있다.
손으로 단추를 잠그는 것이 힘들다.
걸을 때 발을 끌면서 걷거나 보폭이 짧아지면서 종종 걸음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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